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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수미농장일기

칼국수가 나를 울린다



얼마전 

나의 일터에서 필요한 소품들을 사기위해

대구 서문시장에 남편과 함께

간일이 있었다..

 

서문시장 골목 골목마다.. 각기 다른 분야의 일들이

가지 각색의 모양으로 움직이고 있다..

 

참 사람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하다

추운날 두겹세겹으로 겹쳐입은 몸빼바지에

머리까지 푹 눌러 쓴 모자며..

움직이기 조차 둔해보이는 모습으로

생선이며..떡이며..

그릇이며.. 옷이며.. 한약재료며

하나라도 더 팔려는 입담까지...

 

내가 아주 어렸을적 울 엄마는 이 서문시장에

가루우유를 팔기도 하셨다..

불편한 몸으로 거창에서 대구까지 버스를 타고 이 추운겨울날

울 자식들을 위해 ....

 

난 늘 우리집이 부자인줄알았다..

자식들은 충분히 맛난것 먹이며 잘 키우겠다는

울 부모님의 사랑을 우리 오빠와 난

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다..

 

 

세상에  이렇게 추운날...

 

 

 

이 복잡한 서문시장에서...

 

 

 

 

 삶을 너무 일찍 마감하신 울 부모님

 

힘든 삶속에서도 호박꽃을 꽃병에 꽂아두시며

꽃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셨던 울 아빠의

아름다운 감성들...

 

 말기암 간암 판정을 받고 극심한 고통에

신음소리조차 함께 입원한 환자들에게

피해가 간다며 밤새도록 복도밖에서

힘겹게 고통의 밤을 보내시는 모습들...

나는 잊을 수가 없다..

울 부모님이 나에게 보여준 아름다운 삶의 모습들...

 

오랜만에 2500원짜리 따뜻한 서문시장의 칼국수를

먹으며.. 한동안 잊고 지낸 나의 엄마 아빠 생각에...

 

오늘밤 이글을 쓰면서

눈물이 핑 돈다.. 너무나 보고싶어...

흐르는 눈물을 주체 할 수가 없다.

 

엄마 아빠!

 조금만 더 살다 가시지요

눈물사이

엄마 아빠의 모습이 수없이 교차하며 원을 그린다..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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